[고관절 골절]
고령층 대다수 단순 낙상·실족…젊은층, 교통사고·추락사로 발생
수술후 보행능력 70% 회복·단독보행 25~50%…빠른 치료 관건
최근 응급실에 104세 할머니가 내원했다. 방안에서 넘어져 걸을 수가 없는 환자였다. 환자는 앞서 지방의 한 종합병원을 찾았다가 고관절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고령인 탓에 수술을 하지 못한다고 해 전원을 온 경우였다. 만약 이 할머니가 내 가족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험을 감수하고 수술하는 방법, 그냥 누워서 지내게 하는 중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할까.
◇고관절 골절의 종류와 수술방법=흔히 발생하는 고관절 주위 골절은 젊은 연령층의 경우 교통사고나 추락 사고에서 발생하나, 고령층에서는 대다수가 단순 낙상이나 실족같이 외상으로 발생한다.
나이가 들어가면 시력감퇴, 근력약화, 반사신경 저하, 동반된 근골격계 질환 등이 낙상의 요인이 되는데, 낙상시 충격을 감소할 수 있는 보호 본능이 떨어져 고관절을 직접 부딪쳐 골절이 발생하게 된다.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대부분 대퇴골 경부골절 혹은 전자간골절이다. 이 두 골절의 치료법은 구별되는데, 경부골절은 인공관절 치환술이 요구되며 전자부 골절은 금속정삽입술이나 금속판고정술로 골유합을 유도하는 것이 최근 치료법이다. 경부골절은 대퇴골두로 가는 특이한 혈행구조와 관절낭안에 쌓여있는 해부학적 특징 때문에 불유합과 후외상성 대퇴골두골괴사가 각각 30% 정도의 발생 빈도를 보인다. 또 골다공증으로 금속 정 고정력이 약해 인공관절치환술을 필요로 한다.
대퇴 전자간골절은 일반적으로 경부골절 환자보다 연령대가 높은데, 주로 80세 전후에 많이 발생한다. 대다수 환자들은 여러 가지 내과적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고, 활동에 제약이 있으며 인지력도 감소한 상태다. 그러나 혈관분포가 풍부한 피질골과 해면질골이 결합된 부위이기 때문에, 비교적 골유합이 잘 되므로 빠른 수술에 이은 보행 시작으로 욕창과 요로감염증, 관절구축, 폐렴, 색전증 등 여러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대퇴골 전자간골절이 일어나면 심한 고관절 주위 통증은 물론 보행이 불가능하며, 평균 500~1000cc정도의 출혈이 발생하기 때문에 빠른 수술이 필요하다.
◇고관절 수술 빠를수록 좋아=수술은 골절이 발생한 후 24~48시간 내에 시행하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이 심하고 분쇄골절이 최근 근위대퇴골수강내 금속정 고정술을 이용해 견고히 대퇴골내부에 고정하는 치료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 환자에게 발생한 골절의 경우 수술 후 1년내 사망률은 10~30% 정도이며, 수술 후 보행능력은 부상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는 경우가 70% 정도이고 단독 보행이 가능한 경우는 25~50% 정도로 보고된다. 그러므로 의사와 환자 보호자 간에 수술에 대한 장단점의 논쟁과 이따금씩 법적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주위에 고관절 골절환자가 발생하면 빠른시간 안에 수술하는 것이 정답이다. 수술을 받지 않은 골절환자의 사망률이 훨씬 높게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생존해도 평생 누워 지내야 하는 상황이므로 의사들은 수술을 권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의료 상식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의 많은 질문인 ‘왜 노인을 수술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이 어렵다.
수술을 받지 않으면, 누워서 일생을 마쳐야하지만 수술 후 회복만 되면 환자는 뛰어다닐 수는 없어도 앉거나 휠체어 보행, 대소변 처리 정도는 가능하다.
가끔은 고령 고관절 골절 환자의 가족들은 수술을 거부하고 응급실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가 3~4개월 후 내원해 수술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그때는 앞선 상황보다 훨씬 수술이 어렵고 복잡해진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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